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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입지 분석의 주인공은 한때 서울 한강 이남의 대장 지역이었던 서울시 영등포구입니다. '원조 강남'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죠. 

영등포구는 서울시 25개 행정구 중에 12위입니다. 11위가 종로구입니다. 이 두 지역은 왠지 형제처럼 닮았습니다. 해방 이전부터 이미 도심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업무시설이나 상업시설이 발달해 있어 유동인구가 늘 많았던 곳들이었고, 이렇다 할 주거시설이 있는 곳은 아니라는 거죠.

3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강 이남 지역 중에서는 영등포구의 시세가 짱이었습니다. 강남구가 생기고, 서초구가 분화되고, 양천구와 강동구가 추가로 서울로 편입되면서 이 지역들에 지금의 강남이 지닌 최고 입지 위상을 내어주게 되면서 오히려 이제는 한강 이남 권역에서 주목받지 않는 지역이 되고 말았지요.

13위로 영등포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동작구의 상승세도 무섭습니다. 동작구는 흑석뉴타운으로 뜨는 '핫한' 지역입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동작구에 역전당할 수도 있다는 말씀이고요.

영등포구가 현재 이렇게 주춤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가장 오래되었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씀드려 낡은 상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초기에 가장 잘나갔던 모든 도심이 주춤하는 이유는 낡았기 때문입니다.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낡기 시작하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결국, 영등포구 입지를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키는 새로운 부동산 시설이 들어오느냐, 들어온다면 어디에 들어오고 있느냐일 것입니다.

영등포구에서 가장 비싼 행정동은 어디인가요? 바로 여의도동입니다.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여의도는 영등포구이고 싶지 않을 겁니다. 가격으로만 봐도 영등포구에서는 비교할 지역이 전혀 없고요. 강남구, 서초구만큼은 아니지만, 잠실을 제외하면 송파구의 웬만한 지역보다 위상이 높습니다.

여의도 같이 교통이 편리하고 인기 많은 업무시설이 많은 지역은 가격이 문제이지 진입하고 싶은 수요층은 늘 줄을 서 있습니다.

따라서, 영등포구 이야기를 이어 나가면서 여의도동은 이제 제외하겠습니다. 다른 영등포구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입지니까요.

여의도를 제외하면 영등포동과 당산동이 가장 시세가 높습니다. 영등포동에는 최근 ‘아크로타워 스퀘어’가 입주했습니다. 평당 2,560만 원 정도입니다. 여의도를 제외하면 영등포구에서는 가장 비싼 아파트가 되는 것이지요.

당산동에도 최근 입주한 ‘당산역 롯데캐슬 프레스티지’와 기존 최강자였던 ‘당산 삼성 래미안’이 평당 2,300만 원 전후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당산동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시세가 많이 올랐습니다. 아파트들도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이고, 다양한 유명 건설사 아파트가 포진해 있기 때문입니다. 9호선 개통이 결정적인 호재로 작용했었죠.

그리고, 최근 ‘신길뉴타운’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 신길동이 있습니다. 가장 아파트가 많은 곳이죠. 아파트 숫자로만 보면,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따져보면 가장 시세가 높아야 하는 곳인데 인지도보다 오히려 시세는 낮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너무 낡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뉴타운 사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길동은 뉴타운 진행이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정비가 되어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길동 대장 아파트는 ‘래미안 에스티움’입니다. 평당 2,370만 원으로 분양가 대비 1.5배 상승했습니다. 이것이 새 아파트의 힘이죠.

2호선 문래역 주변의 문래동도 또 하나의 인기 아파트 지역입니다. 자이, 힐스테이트, 데시앙 등의 아파트가 있죠. 주변이 준공업지역이고 재래시장이 있어 아주 쾌적한 환경은 아니지만, 타임스퀘어 등 상권도 좋고, 유명 건설사 아파트가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림동이 있습니다. 2호선과 7호선의 더블 역세권 지역입니다. 2호선, 7호선은 강남권 노선입니다. 교통 편리성만 놓고 보면 최고의 부지인데 영등포구에서 가장 시세가 낮습니다. 왜 낮은지에 대한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앞으로 대림동의 위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할 수 있는 키가 되겠죠.

정리해 보겠습니다.

직방 앱 내에 있는 지도, 아파트 시세 및 현장답사 정보와 함께 칼럼을 보시면 이해가 더 쉬우실 겁니다.

지하철 노선을 따라가 볼까요?

한강 변 쪽으로 가보면 9호선이 있습니다. 여의도동, 당산동 등 영등포구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지역들이 있습니다.

그 남쪽 아래로 5호선이 지납니다. 문래동, 양평동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잘 나가는 지역들이죠.

그 남쪽 아래로 7호선이 지납니다. 신길동과 대림동이 있습니다. 신길동은 최근에 주목받았고, 대림동은 영등포구에서는 가장 낮은 위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9호선, 5호선, 7호선은 동서 방향으로 지나고요. 남북 방향으로 2호선이 관통합니다. 양천구와 구로구의 경계입니다. 각 노선이 어디와 연결이 되어 있는지 살펴보시면 현재 위상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림동의 위상이 좀 뜬금없습니다. 대림동은 전철 라인만 보면 더 비싸야 하는 곳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일까요? 서울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망 프리미엄을 제외하고 나머지 프리미엄을 따져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대림동에는 교통 말고는 다른 프리미엄이 없습니다. 교통 프리미엄과 비교하면 교육환경, 상권, 자연환경이 뒷받침 되어 있지 않습니다.

특히 교육환경을 조금이라도 따지시는 분들은 자녀들이 학생 연령이 될 때면 이 지역을 떠나려고 합니다. 대림동은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지자체 내 개선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등포구는 결국 9호선 라인은 계속 비쌀 수밖에 없고요. 5호선 라인은 영등포구의 중간 시세를 유지해 줄 것이고요. 7호선 라인은 교통을 제외한 다른 요인들이 얼마나 더 좋아질 것인지를 놓고 전망해야 합니다. 신길동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지요. 특히 신길동은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향후 이 지역의 영등포구 내 위상이 완전히 바뀔 것입니다.

아파트 한두 개 단지가 들어와서는 지역 가치가 달라지기 어렵습니다. 지역 전체가 대규모로 리뉴얼 되어야 합니다. 결국, 뉴타운이 추진되어야 지역을 한단계 이상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것이죠.

어찌 보면 영등포구는 분석하기가 쉽습니다. 이 지역에 사는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이죠. 바로 교통과 상권의 편리성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전문가나 부동산 관심층이 이 지역을 언급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는 전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번 제 칼럼이 그동안 잘 몰랐던 영등포구를 이해하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글. 빠숑(김학렬)

/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 빠숑의 세상 답사기

http://blog.naver.com/ppas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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