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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놈놈: 한국을 빛낸 위대한 사기꾼들

조회수 2017. 9. 26. 14: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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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언론 그리고 광신도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얼마 전 주식으로 400억을 벌었다며 SNS상에서 스타로 떠올랐던 박모 씨. 젊은 나이에 어마어마한 주식 내공과 아낌없는 기부약정으로 ‘청년 버핏’으로 칭송 받았지만 까고보니 별거 없는 허언증 환자였다.


충격적인 소식이었다고 하는데 사실 그정도는 놀랄 것도 아니다. 한국에는 일찍이 박철상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담하고 무모한 ‘진짜’ 사기꾼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다가 엽기적인 사기행각이 들통나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프로 사기꾼들을 만나보자.

1. 천재감독 심형래

한때는 개쩌는 개그맨이었던 갓영구

‘영구’라는 캐릭터로 몸개그 끝판왕을 찍으며 전설적인 코미디언에 등극한 형래 심. 은퇴 후 가끔 TV 출연이나 했다면 편했겠지만 그의 숭고한 도전정신은 더 높은 곳을 갈망했다. 하지만 개그로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었던 영구 형은 돈도 많겠다 영화 출연 경력도 있겠다, 옆동네 영화 산업에 과감하게 뛰어든다.

STAY! 형래! No Movie!!

호기롭게 몸을 던져 ‘영구와 공룡 쮸쮸’, ‘용가리’ 등을 만들었지만 ‘리얼’ 찍은 김수현 멘탈 터지듯 줄줄이 폭망해버린 영구 형.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SF영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감동적인 신념과 도전정신으로 열정터지는 자서전(『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니까 못 하는 겁니다』)까지 펴낸다.


갑자기 할리우드에 도전하는 ‘신지식인’이 되어 한국영화 부흥의 사명을 짊어진 영구 형. 어느날 엄청난 시나리오가 떠올랐다며 애국애족의 힘으로 원기옥 모으듯 투자금을 모으기 시작하는데.

???로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하고 8조원 가까이 벌어서 직원들에게 30억씩 나누어주겠다.
미국 메이저(배급사)들은 전부 이 영화에 스탠바이 상태야. 12월에 미국 5000개 극장에서 개봉하는 게 목표야.
‘반지의 제왕’? 내가 봐도 재미없어. CG 냄새 팍팍 나. 반지의 제왕은 이거랑 게임 안 돼.
미국의 빌 게이츠처럼 나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분명 나 같은 영웅이 필요하지 않나.
‘???'의 주인공 목소리 연기는 나탈리 포트만이나 동급의 여배우가 맡을 것.

아무래도 한국영화 역사에 영원히 남을 걸작을 만들어버린듯한 영구 형. 개봉 전부터 반지의 제왕을 어디 촌동네 삼류영화 취급하는 그의 늠름한 모습에 국민들은 감격했다. 드디어 전국민이 기다리던 형래갓의 영화가 개봉되고, 할리우드 발리우드를 능가할 형래우드의 블록버스터를 기대한 관객들이 본 것은...

아...안돼...!!

갓-워였다.

연출, 시나리오, 연기가 환상적인 팀워크를 이루며 제대로 폭망해버린 디-워(Dragon-war). 개봉하자마자 7광구, 다세포소녀, 클레멘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나만 보면 억울한 한국영화 7선'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해낸다. 심지어 국내 흥행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전세계 흥행수입 마이너스 170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한국영화의 이미지를 글로벌하게 할퀴어버리는데.


망하기만 했으면 동정이라도 주겠지만, 할리우드 전문 시나리오 작가의 손을 거쳤다든가(자기가 씀), 미국 배급대행사가 마케팅비 2000만 달러를 지불해 수익의 2%만 가져갔다든가(뻥), 목소리 연기를 나탈리 포트만이 한다든가(무명배우가 함) 등등 영화감독인지 허언증갤러리 고정닉인지 헷갈리는 구라들이 하나둘씩 까발려진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사기혐의로 고소까지 당하고, 평론가들에게 “평론할 가치도 없는 영화”라며 추수철 탈곡기에 낟알 털리듯 극딜당한 영구 형. 알고 보니 그는 한국영화의 미래가 아니라 대학교 영화동아리보다 못한 시나리오에 용CG 떡칠이 취미인 허언증 괴수덕후인 것이었다. 


출처: JTBC <잡스>

하지만 디워 엔딩씬에서 터져나오는 아리랑 가락에 거나하게 취한 디워 빠들은 갓-워가 망작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인지부조화에 휩싸인 사이버 애국열사들은 디워에 혹평을 쓴 평론가, 영화사이트에 악플 테러는 물론이고, 모자란 영어로 IMDB까지 키보드를 뻗치며 광란의 국뽕파티를 벌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두유 노 디 워? 두유 노 용가리?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코리언 형래우드의 영광을 꿈꾸는 그들의 소망에도 불구하고 영구 형은 연이어 터진 학력위조, 임금체불, 파산으로 겉잡을 수 없이 몰락해버렸다. 그 후 지금까지 조용하길래 뭐하고 지내시나 싶었더니 디-워2를 준비하고 계신다고... 과연 우리의 근성가이 영구 형은 다시 한 번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있을까?

그래서 공주가 누구라고?
한국인이면 제발 디워 좀 봅시다!

2. 과학왕 황우석

1999년 젖소 ‘영롱이’ 복제 성공을 발표하며 혜성처럼 나타난 과학왕 황우석. IMF로 고통받던 세기말, 줄기세포 신드롬을 일으키사 불치병/난치병 환자들의 구세주요 대한민국의 희망이 된다. 대통령급 경호, 항공사 퍼스트 클래스 무료 지원, 기념 우표 발행 등 이순신 장군이 살아돌아온듯한 인기를 누리던 황우석 박사.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인기의 정점에서 강원래를 벌떡 일으키는 재림예수급 퍼포먼스까지 선보이자 한국은 걷잡을 수 없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버린다.

킹우석 기념우표
생명공학의 고지에 태극기를 꽂고 온 기분 (2004년 2월 18일 귀국회견)
BT산업이 IT산업과 함께 우리 경제를 이끄는 ‘쌍끌이’가 돼야 한다.
한국인 말고 누가 쇠젓가락으로 콩을 집을 수 있나. (2005년 2월 18일 LA타임스 회견)
과학에는 국경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 (2005년 6월 7일 관훈토론)
우리는 인류와 질병 치료를 위해 싸우는 군대다.
한국 그 자체

박지성 김연아 싸이 추신수 김치를 모아 비빔밥으로 만들면 황우석의 인기와 비슷했을까? IMF로 몰락하던 조선을 최첨단 과학공화국으로 만들어버릴 기세였던 킹갓석. 그런 황우석에게 들어온 태클이 있었으니, PD수첩이 맛탱이(?)가 가버린 것인지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이라는 신성모독에 가까운 방송을 내보낸 것이었다. 언론, 정치인을 비롯해 모든 사회가 열광하는 황우석을 겨냥한 고발의 효과는 폭발적이었다.

출처: 세계일보

역적패당 MBC 앞에서 촛불시위가 열렸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하루만에 3000개가 넘는 비난글이 쌓였다. 거의 평양 한복판에서 ‘김정은 개새끼’하고 외친 수준. 결국 PD수첩은 방송이 중단되고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MBC는 개국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는다. 그런데...

출처: 조선일보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BRIC(포항공대 생물학 정보 센터)에서 더 충격적인 의혹을 제기한다. 논문에 똑같은 사진이 몇 개 포함되어 있길래 자세히 살펴보니 같은 줄기세포 사진을 다른 줄기세포인 것처럼 쓴 흔적이 발견되었다는 것.

에라 모르겠다

이를 기점으로 쏟아져나오는 의혹에 박사님은 단순 실수, 착오였다며 발을 뺀다. 하지만 그것마저 모조리 반박당하자 “(줄기세포가)11개든 1개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원천기술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등 추잡한 변명을 일삼다 눈물없이 볼 수 없는 병원 쑈까지 보여주신다... 결국 중요인물의 양심선언과 서울대 자체 조사 등에 의해 까발려진 황우석의 진실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대국민 사기극. 한국이 열광했던 황우석의 줄기세포는 통째로 조작된 뻥이었고, 복제소 영롱이 논문도, 연구노트조차도 없었다. 줄기세포로 재림한 예수요 킹갓석인줄만 알았던 과학왕 황우석은 그림판 복붙 수준으로 논문을 조작한 사기꾼이었던 것. 허접한 주작으로 한국을 제대로 낚아버린 황우석은 교수직에서 파면되고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게 된다.

출처: 오마이뉴스
월척

그러나 이미 사이비종교 광신도 급으로 세뇌당한 황박사의 추종자들은 설득이 가능한 수준이 아니었다. 모든 것이 모함이라며 황박사를 응원하는 원시인급 순수함이 줄기세포 발견보다 놀라운 부분. 단순히 믿기만 했다면 착하지만 좀 모자란 애구나 싶겠지만, 줄기세포 연구를 재개시키라며 촛불시위를 열고, 황우석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테러까지 저지르는데...

황우석 교주(X) 교수(O)님을 석방하라고오!!!

당시 중앙일보 기자가 남긴 “때로는 진실보다 국익이 더 중요하다”는 말은 그때 벌어진 광란의 헬조선 파티를 함축하는 절묘한 문장이었다. 심지어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17년에도...

출처: 다음 아고라
17.8.16이 가장 소름돋는 부분

3. 청담동 마이다스 이희진

"도끼는 불우이웃"

예능 프로그램에서 “도끼는 불우이웃”이라는 스웩 넘치는 드립으로 주목을 받았던 흙수저 출신 백만장자 애널리스트 이희진. 슈퍼카와 호화 저택을 자랑하며 유명세를 탄 그는 주식만으로 수천억원의 재산을 모았고, 유명BJ 방송과 케이블 예능, 경제전문 TV등에 출연해 돈냄새를 풍기고 다녔다.

우리 집이 원래는 재계에 계신 분들이나 회장님들이 묵던 곳이다.
인테리어만 40~50억
(내 회사는) 연 순수익 20억~40억 정도 내는 회사
도끼는 불우이웃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소유물들을 자랑하며 머니스웩 줄줄 흐르는 어록을 내뱉는 갓희진. 재력에 어울리는 인성까지 겸비한 그는 자신의 돈만 불리는 것이 아니라 주식에 무지한 개미들을 위해 엄청난 수익을 보장해주는 투자자문회사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주식에 통달한 이희진님이 가르쳐주는 장외주식을 사면 100배에서 많게는 1000배까지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이렇게 기부도 많이 하고 가엾은 개미들에게 정보도 알려주는 슈퍼리치 이희진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올라갔고, 그를 존경해 포스트 이희진이 되고 싶어하는 청년들이 넘쳐났다. 종종 이희진이 사기꾼이라느니 앞뒤가 안맞는다느니 하는 의혹글도 올라왔지만 슈퍼카와 초호화 저택을 가진 사람이 뭐하러 사기를 친단 말인가? 질투에 눈이 먼 악플들을 뒤로 한 채 희진님의 말만 믿고 천배 수익을 기대하던 개미들. 그런데 어느날 이상한 소식이 들려오는데....


출처: JTBC
이게 무슨 소리야!

이희진이 장외주식을 부정 거래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다는 날벼락같은 뉴스였다. 아니겠지 그럴리 없어 했지만 나쁜 예감은 현실이 된다 했던가. 얼마 후 주식왕 희진님은 투자자들에게 허위 정보를 건네고 헐값의 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억대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긴급체포된다. 그러니까 이희진은 개미들을 구제하러 오신 주식계 마이다스의 손이 아니라 순진한 개미들 등쳐먹으러 온 사기꾼이었다. 럭셔리 빌딩에 수많은 슈퍼카는 사기친 돈으로 마련한 부자 코스프레였던 것.


그런데 조금만 머리를 굴려봐도 알 수 있는 것이 백배 천배의 수익을 보장하면 사채를 써서라도 자기가 할 것이지 얼굴도 모르는 생판 남에게 알려줄 이유가 있을까? 없다. 하지만 이희진의 머니스웩에 사고력을 잃은 개미들은 연회비 1,500만원씩이나 하는 돈을 꼬박꼬박 바치며 이희진이 사라는 장외주식에 꿈과 희망, 그리고 전재산을 모두 걸어버린 것이었다.

출처: tv조선 <만물상>
어쨌든 부자가 되긴 했으니 용한건 인정

현재 이희진은 재산을 압류당한 채 사기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즉, 이희진을 믿었던 수많은 개미들만 매일 아침 한강 수온을 체크하는 처지에 놓여버린 셈이다. 뭐 이쯤 되면 예상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처: 아싸 이희진 지지자 카페
정몽주를 능가하는 대쪽같은 절개

최종보스

지금까지 한국을 낚은 전설적인 사기꾼들을 만나보았다. 훌륭한 언변과 놀라운 성과 뒤에 숨겨진 거대한 거짓말은 이슈만 쫓는 언론과 무비판적인 대중성에 힘입어 수많은 사람들을 완벽하게 속여냈다. 그런데, 앞에서 소개한 심형래, 황우석, 이희진을 전부 다 합친 것보다 더 대단한 사기 마스터가 있다고 하는데...

출처: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 공약


누구보다 대담한 사기행각으로 전국민을 4년 동안 속여버린 갓근혜 가카... 그녀의 사기행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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