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다목적 스쿠터, 대림 VD125 시승기

조회수 2017. 3. 6. 1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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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형 스쿠터를 고를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필요한 용도에 딱 맞는 기종이 어떤 것일까이다. 하지만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어서, 출퇴근 용도로 주로 쓰다가 업무용으로 짐을 옮기기도 하고, 간간이 바람 쐬는 나들이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럴 때 제조사에서 정하듯 ‘이것은 승용 전용 모델, 이것은 비즈니스 모델’ 등으로 명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장르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는 스쿠터부터 대형 바이크까지 비슷한 트렌드를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도 통합 용도의 스쿠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 

대림자동차가 올해 선보인 VD125는 ‘승용과 상용을 아우르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다용도 유틸리티 스쿠터로 멀티 포지션을 지향하고 있다. 즉, 타기에 따라 레저용으로도, 업무용으로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시승차를 받았을 때 첫인상은 레드 컬러의 디자인이 상당히 세련되게 느껴졌다. 125cc급 스쿠터의 대부분이 결국에는 상용 용도에 적합하게 디자인되기 때문에 심미적인 부분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VD125는 다르다.

제조사에 따르면 우주선 모양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프론트 페어링을 꾸몄다고 한다. 솔직히 거창한 부연 설명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부인하기 어렵다. 그만큼 이 급에 어울리지 않게 볼륨감 있고 여러 군데에서 디테일을 살린 눈치가 상당 부분 발견되기 때문이다.

헤드라이트는 용의 머리를 닮은 듯 화려한 선이 돋보인다. 계기반 또한 상당히 감각적으로, 전투기 형상을 참고했다고 한다. 물론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속도계나 연료계, 각종 알림등은 시인성이 충분히 확보됐다. 글자가 큼직하고 색깔이 명료해 달리면서도 한눈에 알아보기가 좋다.

프론트 커버의 삽입형 윙커도 V라인의 날카로운 디자인을 담았다. 사이드 바디 커버도 번개 모양의 역동적인 모습을 담았다. 여러 면에서 승용 스쿠터로써 손색없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테일라이트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사이즈가 커야 하는데, 큼직한 데다 날렵한 모습을 포기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 

머플러는 원통형이며 커버가 감싸져 있는데, 하단으로 배기가스가 빠지는 구조로 뒤 차에게 매캐한 연기가 뿜어지지 않는다. 휠 디자인은 Y자형 스포츠 스타일이며, 브레이크 캘리퍼는 붉은 색으로 도장해서 스포티한 이미지를 냈다. 

시트에 앉으면 시트높이가 상당히 낮아 마음이 편하다. 수치상으로 730mm인데, 경쟁 기종 대비해서 약 10mm 정도가 낮은 편이다. 두 발이 쉽게 지면에 닿고 키가 크지 않아도 쉽게 조작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 정도면 여성도 간편히 조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시트가 낮으면 복잡한 도심 주행상황에서도 안심감이 대폭 늘어난다. 

승차했을 때 자세는 보통의 스쿠터와 다를 바 없이 편안하다. 발판(플로우 패널)은 넓은 편이다. 타고 내릴 때, 혹은 발을 움직이기에 무척 자연스럽다. 키를 꽂는 홀더는 도난 방지 키 셔터가 적용됐다. 키를 꽂아 돌리는 것으로 출발 대기 상태(이그니션 온)는 물론 반대로 돌리면 시트 밑 트렁크를 열거나 핸들 잠금 창치를 작동할 수 있다. 

엔진은 124cc 배기량으로 공랭 단기통 SOHC방식이다. 연료 분사 방식은 카뷰레이터다. 휠 사이즈는 10인치로 작으며 도심 기동성을 최우선으로 설정했다. 시동을 걸면 가벼운 엔진음을 느낄 수 있다. 저 소음, 저 진동을 지향한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일체형 실린더 헤드 적용으로 조립 정밀도가 높아졌고 캠체인과 자동 텐셔너리프트가 소음을 억제한다. 

제조사에 따르면 저 간격 피스톤 링, 경량화 밸브 및 디지털 트랜지스터 CDI 적용으로 연소실 혼합가스를 효과적으로 연소시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한다. 발표된 공인 연비는 배출가스 주행연비 기준 41.6km/L이며 시속 40킬로미터 정속 주행 시 연비는 57.8km/L로 높다.

출발 시 가속은 상쾌하다. 카뷰레이터 방식 특유의 발진 가속감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중형 승용차 사이에서 앞서나가기에 충분한 출력을 가졌다. 동급 일제 스쿠터와 나란히 달려도 부족함이 없었다. 시속 60킬로미터까지는 순식간에 치고 올라간다. 시속 90킬로미터까지도 달리는 데 문제가 전혀 없으며 최고속도는 평지 기준 시속 100킬로미터 내외로 확인했다. 시속 60킬로미터에서 80킬로미터 사이가 가장 달리기 좋은 속도구간이었다. 자동차 사이에서도 도로를 달리는 데 전혀 부족함 없는 성능이 맘에 든다. 광대역 CVT로 넓은 변속비를 사용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중저속에서 가속 시 가장 파워가 눈에 띄며 오랜 시간 주행해도 연비가 비교적 균일하다. 

브레이크 성능은 평범하다. 앞브레이크는 1피스톤으로 제동력이 민감하지 않다. 뒤는 드럼 브레이크를 사용해서 특출하지는 않지만, 앞/뒤 브레이크를 함께 사용하면 제동력이 부족할 일은 거의 없다. 날렵한 외모만큼 브레이크 성능도 높았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10인치 휠은 저속에서 방향을 바꾸기에 아주 수월하며, 스포티한 콘셉트에 어울리는 깊은 뱅크각으로 깊게 기울여 코너링해도 차체 하부가 쉽게 닿지 않는다. 메인스탠드는 적은 힘으로도 세우고 내릴 수 있으며 사이드 스탠드 또한 소음 감소 설계로 쇳소리가 나지 않는다. 아직 신차이기에 빗물이나 오래된 기름때에 방치됐을 때 어떨지는 미지수다.

수납공간은 차체 사이즈를 생각하면 충분하다. 이너박스는 키로 열 수 있고 글러브나 작은 소지품을 넣을 수 있다. 또한 헬멧이나 가방을 걸어놓을 수 있는 고리가 마련돼 있어 유용하다. 시트 아래 트렁크는 하프페이스 헬멧이 수납되는 사이즈로, 수치상 12.5리터가량 된다. 또, 러기지 박스 분해 없이도 카뷰레이터 아이들링 조절을 할 수 있는 정비 홀이 있어 냉간 시 조절이 간편하다. 

시트는 푹신하며 미끄럼 방지 소재로 급가속이나 제동 시 밀림이 적다. 전체 길이는 650mm로 2인이 동시에 승차해도 넉넉한 편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던 발판 공간은 수치상 410mm로 짐을 적재하기도 수월하다. 제조사는 이에 덧붙여 상용으로 사용할 경우 배달통을 탑재하기 편리하도록 오더메이드 센터커버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 지상고는 125mm를 확보해 둔턱을 넘어설 때 걸릴 일이 없으며, 건장한 남성과 동승해 스쿠터에 하중이 실린 채로도 불량 노면을 지나는 데 무리가 없었다. 동승자를 위한 발판은 접이식 알루미늄 소재로 간편하게 접었다 펼 수 있는 구조다.

전반적인 시승감은 도시형 다목적 스쿠터로써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휠베이스가 짧고 작은 휠을 사용해 낮은 속도에서 조향성이 매우 날카로운 것이 특색이다. 반면 시속 80킬로미터 이상에서의 높은 속도에서는 스쿠터 자체의 충분한 무게감으로 안정감이 나쁘지 않았다. 제원상 차량 무게는 112kg이다. 

시승용 차량인 레드 컬러는 도장 품질이 우수했으며 독특한 디자인으로 지나는 행인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한편 화이트, 블랙 컬러가 동시에 출시되어 기호에 따라 튀지 않는 색상을 선택할 수도 있다. 공시된 소비자 가격은 239만 원이다. VD125는 적당한 가격에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높은 연비로 세팅된 동력 특성으로 경제성이 높은 스쿠터다. 도심에서 다목적으로 사용할 경제적인 스쿠터가 필요하다면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글: 임성진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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