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조원 다이소, 소비자 빼고 모두 '적'?
이곳은 편의점일까요.
대형마트 혹은 대형수퍼마켓(SSM)일까요.
문구점일까요.
종합생활용품전문점 다이소에 관한 얘기입니다.
다이소는 상호명대로 웬만한 건 ‘다 있소’입니다.
없는 품목을 찾는 게 더 어렵습니다.
심지어 가격도 쌉니다.
가성비 ‘소비 트렌드’의 최고 수혜업체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다이소의 몸집이 갈수록 커지자
여기저기서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동종업계 고객을 조금씩 뺏기고 있는
대형마트나 SSM은 다이소도 출점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과자나 음료 등 먹거리를 판매하는 다이소에게
고객을 뺏기고 있는 편의점주들도 불만을 표출합니다.
다이소의 현재 위치는 어디일까요.
◆“규제, 다이소도 해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 매장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00개를 넘어섰습니다.
지난해에만 100개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1조9785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냈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다이소는 2013년부터 5년 동안
연 평균 매출이 21.6% 늘어났습니다.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다이소의 성장 비결은 결국 ‘가격’입니다.
500원부터 시작하는
3만2000여종 생활용품의 저렴한 가격은
고객들의 발길을 가볍게 합니다.
2000원 이하 제품 비중만 70%가 넘습니다.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집어도 가격표 때문에
집은 물건을 다시 내려놓을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저렴해 소비자를 놀라게 합니다.
-직장인 박모씨(33)
이처럼 다이소는 1300개가 넘는 점포수로 접근성을,
낮은 가격대로 가성비을 잡으면서
국내 생활용품점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다이소의 성장과 함께
주변 업종의 불만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다이소나 무인양품 등
생활용품점에서는 먹거리도 판매합니다.
다이소에 가면 과자류, 음료류 등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인양품의 경우에도 1인가구를 겨냥한
카레, 파스타소스, 라면 등을 판매합니다.
비슷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편의점 입장에선
이런 가성비마켓이 반가울리 없습니다.
최근 온라인쇼핑에 치이며 실적부진을 겪는
대형마트도 다이소의 성장에 고민이 많습니다.
1인가구가 늘면서 소량의 물건을 사려는
고객이 증가함에 따라
대형마트보다 다이소 같은 생활용품점이 인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계열사로 둔 대형유통기업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성장세가 한풀 꺾인 대형마트처럼
오프라인채널인 다이소도 실적부진에 시달려야 하지만
오히려 성장해서입니다.
‘규제할거면 다이소도 해라’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골목상권 다이소가 죽였나
결국 정치권에서도
다이소 규제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올 초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준대규모 점포에 대통령령으로 결정한
매출액 기준을 초과하는 기업의
직영점·체인점을 포함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발의했습니다.
지난해 말 발의된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법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서 의원은 일정 이상의 매출액이나
자산총액 기준을 넘어서는
기업의 직영점·체인점을 준대규모 점포로 넣는
내용을 발의했습니다.
다이소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다이소 때문에 주변 상권 실적 하락이 생겼다는
구체적인 통계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집객효과가 있다는
반박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성장세가 알려진 것처럼 매우 가파른 건 아닙니다.
다이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7년보다 16.5% 감소했습니다.
◆유통공룡이 오히려 침해?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다이소는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대 들어 대형유통업체가
출점제한, 의무휴업의 규제를 받았지만
다이소는 이를 피해 출점수를 꾸준히 늘려
매출 증대를 이뤄냈습니다.
출점이 제한되면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오히려 대형유통업체들이
최근 가성비를 중시한 초저가 상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업체들의 파이를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들이 스스로 가성비 제품 판매에 주력하면서
다이소 같은 가성비업체들과의 경쟁체제를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