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모아 로마 함선 불태우기.. 정말 가능할까?

조회수 2017. 8. 10. 1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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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넘나들기<4> 레이저와 광선무기

과학기술 넘나들기<4> 레이저와 광선무기
그리스 과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죽음의 광선’
최근 실험에서 배를 불태울 정도

휘도 높은 태양광 집속 가능성 증명해
美 레이건 대통령, 인공위성에 탑재한 레이저포로

ICBM이나 핵탄두 요격 계획 세우기도

출처: 위키피디아
로마군의 함선을 불태웠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죽음의 광선 상상도

2014년 12월 미국 해군은 레이저 무기체계(LaWS; Laser Weapons System)를 개발, 세계 최초로 실전에 배치했다고 드론을 격추하는 동영상과 함께 발표한 바 있다. 미 해군은 앞으로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차세대 레이저 미사일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레이저와 유사한 무기체계는 언제부터 어떻게 우리에게 소개됐을까. 

레이저는 아니었지만, 강력한 광선을 무기 삼아 적군을 공격했다는 기록은 무척 오래됐다. 그리스 시대 수학자·과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Archimedes)가 주인공이다. 원주율을 3.14까지 최초로 계산하고 부력의 법칙 발견 등 숱한 업적을 남긴 그는 군사기술자로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로마와의 전쟁에서 적의 군함을 부수는 기중기, 대형 투석기 등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로마의 장수가 ‘손을 백 개나 가진 거인’이라고 두려워했다고 하는 아르키메데스의 무기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태양광선을 거울로 집속해 로마군의 함선을 불태웠다는 이른바 ‘죽음의 광선’이다. 과연 태양광만으로 배에 불을 붙일 정도로 강한 빛을 모으는 것이 당시 기술로 가능했을지는 논란이 돼 왔다. 최근의 한 실험에 따르면 구리로 된 방패 등을 다수 배열해 거대한 오목거울을 형성하면, 배를 불태울 정도로 휘도가 높은 태양광을 집속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한다.

미국 해군 폰스함(Ponce)에 탑재된 레이저 무기체계

SF영화 등에서 숱하게 등장하는 현대적 레이저 무기의 원형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무래도 영국의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우주전쟁(The War of the Worlds)』이 아닐까 싶다. 고도의 지능과 문명을 가진 문어 비슷한 모양의 화성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한다는 이 SF소설은 그동안 자주 드라마나 영화로도 옮겨진 바 있다. 비교적 최근 작품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 톰 크루즈 주연으로 2005년에 개봉된 같은 이름의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화성인들이 타고 다니는 다리가 셋 달린 이동수단이자 공격 무기인 ‘트라이포드’에서 열선 또는 살인 광선을 발사해 지구인들을 무차별 살상하는 장면이 나온다. 무기는 아니더라도 지금은 레이저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므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영화의 살인 광선을 레이저 무기 같은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레이저가 처음 발명된 1960년보다 훨씬 이전인, 1920년대에 미국의 한 SF잡지 표지에 묘사된 ‘우주전쟁’의 살인 광선 역시 오늘날의 레이저빔과 너무도 유사해 놀라움을 안겨준다. 트라이포드가 다소 투박하게 그려지기는 했으나 다른 장면들 역시 2005년도 영화나 거의 차이가 없고 굳이 다른 점을 들자면 사람들이 자동차가 아닌 말을 타고 도망가는 정도다.

‘스타워즈(Star wars)’에서도 레이저를 비롯한 광선 무기들이 등장한다. 제다이 기사들의 휴대무기인 ‘광선 검’은 과학적 원리에 비추어볼 때 존재하기 어렵겠지만, 가공할 위력의 레이저 포는 점점 현실화되는 느낌이 든다. 1977년에 제작된 시리즈 첫 번째 영화에서는 은하 제국군의 우주기지 ‘죽음의 별(Death Star)’에서 강력한 레이저 포를 발사해 평화로운 행성 하나를 순식간에 파괴하는 장면이 나온다. 1960년대부터 TV 드라마 ‘스타트렉(Star Trek)’에서도 광선 무기와 비슷한 것들이 등장한다. 등장 인물들은 개인 휴대무기로서 레이저 총과 일견 비슷해 보이는 페이저건(Phaser gun)을 들고 싸우며, 초광속 우주전함 ‘엔터프라이즈’에서 발사되는 주요 무기 중 하나로 광자어뢰(Photon torpedo)가 있다.

1983년부터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시작한 전략방위구상(SDI)은 일명 스타워즈 계획으로 불리면서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는 미국 영토를 목표로 발사된 적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탄두를 인공위성에 탑재한 초강력 레이저포 등으로 요격해 조기에 파괴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스타워즈 계획은 막대한 비용뿐 아니라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너무 황당하다는 비판을 들은 바 있었다.

최성우 과학평론가/사이언스타임즈


美, 레이저 요격 시스템 갖춘

무인 드론 개발 검토..
군사정보 포털 ‘제인스’ 보도

AH-64 아파치 헬기에 레이저 발사기를 장착, 발사하는 개념도

군사정보 포털인 제인스(janes.com)는 최근 미국의 미사일방위청이 미사일 방어를 위한 레이저 발사용 고고도 무인 드론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사일방위청이 내세운 무인기에 탑재시킬 레이저 요격 시스템의 스펙은 최소 140㎾급의 출력을 지닌 레이저로, 280㎾급 출력을 30분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이다. 이 정도의 레이저 시스템이라면 대략 2300㎏에서 5700㎏ 정도의 무게가 예상되는데, 이를 싣고 약 19㎞ 높이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는 무인기여야 한다.

청 관계자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무인기 가운데 이 정도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모델은 글로벌호크가 유일하다”고 밝히면서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계획대로 소형 레이저 요격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면, 글로벌호크 무인기가 이를 싣고 36시간 정도 떠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3년까지 다른 단거리 미사일 외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할 수 있는 무인 공중 레이저 요격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인 레이시온사(社)는 AH-64 아파치 헬리콥터에 탑재할 수 있는 레이저 요격 시스템의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지난 6월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발사된 레이저의 출력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1.4㎞ 거리에 위치한 표적을 성공리에 명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레이저 요격 시스템은 규모는 크지만, 출력이 그에 비해 강하지 않아서 원거리에서 사용해야 하는 항공기에는 적합지 않다”고 설명하며 “오히려 목표물에 근접해 신속하고 정밀하게 발사할 수 있는 헬리콥터가 현재로서는 더 나은 비행체”라고 강조했다.

김준래 사이언스타임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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