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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 상가주택】 전원을 품은 도심 속 작고 하얀 집 '소소채'

조회수 2017. 9. 22. 16: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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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 아득하게 솟은 마천루는 부의 상징과도 같다. 나라와 지역마다 높이 경쟁을 하는 이유도 그렇다. 또, 이런 이유에서 마천루 형태의 주상복합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그 사람의 부유함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 같다. 그 원인은 무엇보다도 같은 값으로 더 많은 것을 누리는 ‘실속’에 있다. 송파 상가주택 ‘소소채小素寨’의 이야기 역시 이렇게 시작됐다.

 

글 사진 강창대 기자 

사진출처 김재윤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용도지구 도시지역, 제 2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170.50㎡(51.57평)

건축면적 101.40㎡(30.67평)

건폐율 59.47%

연면적 339.04㎡(102.55평)

          1층 64.74㎡(33.82평)

          2층 86.97㎡(34.82평)

          3층 85.04㎡(25.72평)

          4층 61.46㎡(18.59평)

          5층 40.83㎡(12.35평)

용적률 198.85%

설계기간 2016년 1월 ~ 3월

공사기간 2016년 3월 ~ 9월

건축비용 6억 원(3.3㎡당 585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외벽 - 스터코플렉스

내부마감 천장 - 벽지

            내벽 - 벽지

            바닥 - 우드데코타일

단열재 지붕 - T180 비드법 보온판 1호

         외단열 - T120 비드법 보온판 1호 

설계 (주)리슈건축사사무소 02-790-6404 blog.naver.com/richuehong2

시공 바른건축 이우 031-698-2099 iewoo.co.kr

“여기 오기 전에 10여 년간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살았어요. 그땐 되게 갑갑하고, 관리비도 비쌌죠. 이곳은 관리비도 많이 안 들고 주택가라 조용해서 좋아요. 공기도 비교적 쾌적하고요. 임차인들도 생각이 같은 것 같아요. 여기가 살기 좋다고들 말해요.”


수익형 주택을 짓기로 한 건축주 이미옥 씨(45)는 무엇보다 익숙한 곳부터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임대를 계획했기에 입지 선정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알게 된 가락동 집터는 건축주 가족이 살던 오금역 인근과 전철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어 낯설지 않았다. 그리고 가락동은 송파구에서 학군 좋기로 유명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이것만큼 구미가 당기는 조건도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역세권인 데다 터가 주택가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 주변 경관이 깨끗하고 조용했다. 그러나 입지가 좋은 만큼 땅값은 만만치 않았다. 3호선 전철이 들어오면서 이미 땅값이 큰 폭으로 올라 있었다. 집을 짓기 위해 들인 땅값만 평당 2,400만 원을 웃돌았다. 그렇다고 좋은 자리를 놓칠 순 없었다.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는 소소채

땅만 있으면 집을 짓는 건 문제없을 것 같았어요. 건축비는 세를 놓으면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으니까요. 아파트를 팔고 여러 가지 형편이 잘 맞았어요. 그래서 집을 지을 수 있었죠.”


건축주로서 집을 짓는 경험을 처음으로 한 미옥 씨는 건축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같은 조건에서도 설계에 따라 더 넓은 주거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싼 비용이 들더라도 건축설계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는 건축설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넓게 빼느냐, 못 빼느냐가 여기에 달렸거든요. 건축주들이 비용 차이를 놓고 고민하지만, 설계에 돈을 들인 만큼 결과가 좋아져요. 우리 집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넓게 설계하고 싶다고들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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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주인세대의 입구는 3층에 현관을 두고 실내계단으로 설계했다. 

3층 현관에서 바라본 계단. 4층 바닥의 수평면과 평철 계단의 사선,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장식된 붙박이 수납장이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알뜰한 공간 활용

땅값이 비싼 만큼 베란다와 같은 여유 공간은 사치에 가까울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대개 베란다를 터서 내부를 넓히는 선택을 하기 마련이다. 4층 베란다는 두세 개의 방을 더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그러나 미옥 씨는 베란다를 포기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도심 속에서 전원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건축설계를 할 때, 정원을 갖고 싶어 특별히 베란다를 요구했어요. 사실, 이것 때문에 주택을 지은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베란다에서 식구들과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전원생활을 하는 기분을 느껴요.

정원으로 꾸며진 베란다와 면한 거실

거실 창으로 베란다 정원의 풍경이 들어온다.

남측 벽면에 밀착한 계단은 공간을 동서로 나눈다.

계단은 평철로 디자인해 창문으로 들어오는 양광이 집 안 깊숙한 곳까지 미치도록 했다.

4층 베란다와 이곳에서 시작하는 경사면은 건축법에서 규제하는 일조사선에 맞춰 계획됐다. 덕분에 베란다가 더욱 개방적인 느낌이 들고, 주인세대의 채광도 훨씬 좋아지게 됐다. 뿐만 아니라, 정원을 갖고 싶은 건축주의 바람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경사면은 주인세대의 주방과 거실이 있는 4층에서부터 안방과 작은 방이 있는 5층, 그리고 다락방까지 이어진다. 경사면과 수직면 사이에 생긴 자투리 공간은 각층의 창호와 만나면서 소형 정원으로 꾸며진 베란다와 운치 있는 화단이 자리하기도 하고, 요모조모로 활용될 수 있는 수납공간이 되기도 했다.


가락동 상가주택 ‘소소채’의 또 다른 특징은 4층 주인세대의 현관에서부터 다락방까지 이어지는 계단이다. 남측에 배치된 계단은 시선이 막힘이 없도록 평철로 된 투시형 난간이 사용돼 넓은 공간감이 연출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쪽 벽면에 난 창문을 통해 들어온 빛이 집 안 구석까지 거침없이 퍼지도록 했다. 또, 층마다 이어진 계단의 동선은 집 안의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4층에 접근하는 통로로 공용 계단을 연장해 잇지 않고 3층에 현관을 만들어 실내 계단으로 만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소소채를 설계한 ㈜리슈건축사사무소의 홍만식 소장은 “특별히 ‘수직 놀이’라는 콘셉트를 갖고 계단을 다자인했다”고 밝혔다.

5층 베란다. 중앙계단을 지나는 길목에 작은 베란다 정원이 배치돼 있다.

4층 베란다 정원. 일조사선에 맞춰 경사지게 디자인한 벽면은 정원에 개방감을 더해준다.

벽의 사선과 수직면 사이에 생기는 공간은 작은 화단과 수납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계속 자라는 꿈

“변화를 계속 추구할 수 있다는 게 만족스러워요.”


이것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과 개인 주택의 가장 큰 차이일 것이다. 미옥 씨는 현재 남편의 사무실로 사용하는 1층을 브런치 카페로 꾸며볼 생각이라고 했다. 소소채가 있는 주택가에서 잠깐 벗어나면 지하철 3호선과 나란한 방향으로 가락동 광평교에서 오금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삼거리를 잇는 중대로(왕복 6차선 도로)가 나온다. 중대로를 따라 즐비한 빌딩들엔 수많은 회사가 입주해 있다. 따라서 브런치 카페의 입지로도 소소채는 전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계단에서 바라본 다이닝름과 주방

벽지와 가구 등 앤티크한 분위기로 연출된 다이닝룸. 창문으로 베란다 정원의 풍경이 들어와 전원의 운치를 더한다.

주방에는 건축주의 남편이 개발한 기술이 사용됐다. 발이 놓이는 아래에 설치된 센서로 수도가 작동하고, 주방세제는 위에서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옆에서 눌러 펌핑한다. 

입지가 좋으니 임대를 놓자마자 임대세대는 모두 찼다고 한다. 현재 1층의 남편 사무실 뒤쪽에 위치한 1.5룸을 비롯해 2층의 2룸 두 세대, 그리고 3층의 2룸 한 세대와 1.5룸 한 세대가 있다. 이 가운데 두 가구가 신혼부부이고 나머지 세대는 한 명씩 거주하고 있다. 미옥 씨는 임차세대에도 주인세대에 사용한 창호와 커튼, 벽지를 똑같이 적용했다고 한다. 공용 계단과 복도에 걸린 그림과 방향제에서 임차인들의 만족감을 높이려는 건축주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5층에 위치한 작은 방

5층 작은 방은 다락으로 이어진다. 계단을 따라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주는 공간들이 펼쳐진다는 점이 소소채의 또 다른 특징이다.

5층 작은 방과 연결된 다락은 중앙계단으로도 이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입지가 바로 ‘사람’이란 말이 있다. 넉넉한 인심이 곧 사람들의 발길이 향하게 한다는 뜻이다. 좋은 지리적 입지와 넉넉한 인심이 마주치는 자리에서 꿈은 더 많은 가지를 뻗으며 성장해갈 것이다. 

도보로 2~3분 거리에 대로변이 있어 상업적으로도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

소소채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창문과 베란다다.

다양한 크기와 비례를 가진 창문과 베란다가 건물의 조형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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