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남자로 살기 VS 여자로 살기
조회수 2020. 2. 26. 12:00 수정
남자 여자 구분 짓지 말아요
무의식적인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남자=파란색, 여자=분홍색'을 피하자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우리나라.
과연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는 어떨까.
'섹스토피아'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미국에서 남자로, 여자로서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아봤다.
남성성
미국에서 바라보는 남자 혹은 남성성은 무엇일까.
할리우드 영화나 게임, TV 등을 통해 표현된 남자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면 될 것 같은데.
남자답다는 건 강하고 통제력이 있어서 자기 자신과 주변을 통제하며 주변의 존경심을 사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남자다운 게 강한 거란 생각이 깊게 박혀 있어서 성적 자각을 형성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잭슨 카츠, 마초 패러독스 저자)
즉, 미국 내 다양한 미디어들은 '남자=강하다'라는 이미지를 생산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섹스토피아'는 이를 토대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거리낌 없이 이뤄지는 원나잇 문화를 분석했다.
우리 문화에서 남성성은 남성의 힘을 뜻합니다. 여성도 빼놓을 수 없는데 남성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대상이기 때문이죠. 즉, 진짜 남자는 여러 여자와 잔다는 겁니다."
(서트 잘리, 커뮤니케이션과 교수)
많은 여성과 자기 싫은 남자도 많이 있지만 자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주변 남성에게서 느낍니다. 진짜 남자란 걸 입증하기 위해서요."
(캐롤라인 헬드먼 박사)
과연 이것이 딱딱한 전문가들의 분석일 뿐일까.
제작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남자 대학생들의 이야기가 '정형화된 남성성'에 대한 실제 사례다.
친한 친구들이 절 놀렸어요. 아직도 첫 경험을 하지 못했냐면서요. 좀 놀랐어요. 아직 준비가 안 됐었거든요. 딱지를 뗐을 땐 마법 같지도, 특별하지도 않았어요. 압박을 받았냐고요? 심각한 압박이었죠."
(애덤, 대학생)
이번엔 상담 사례를 들어보자.
학교에서 데이트하라는 압박을 받는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고1인데 그 아이는 압박에 저항했죠. 그 이유를 물었더니 '공간이 필요해요. 항상 성적으로 흥분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요'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우리의 문화와 친구들은 흥분하길 요구했죠."
(로버트 젠슨 박사)
여성성
그렇다면 '여성성'을 바라보는 미국의 시선은 어떨까.
사춘기가 끝나갈 무렵 여자다운 게 뭔지 끊임없이 생각하죠. 주위를 둘러보면 보이는 건 비욘세, 레이디 가가, 마일리 사이러스입니다."
(게일 다인스, 사회학 교수)
어떻게 보면 대중문화 전체가 여성의 성에 관해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여자다움의 핵심 요소는 여성의 성이라고요."
(서트 잘리, 커뮤니케이션과 교수)
남성성 사례에서도 알아봤듯, 이번에도 실제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
어렸을 때부터 시작되죠. 남자애들이 사춘기에 접어들고 호르몬이 터지면 나도 보지 못한 잡지 표지의 여자들을 보고 섹시하다 그러죠. 내 눈에도 예쁜 것 같은데 왜 섹시한 걸까 궁금해지죠. '나도 저런 여자가 되고 싶어'. 끊임없이 비교당하죠."
(키미, 대학생)
이처럼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상'을 자신의 가치로 받아들이게 되면 어떻게든 남성들의 시선을 끌려고 한다.
그게 본인의 가치이자 주체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러나 이것이 신념이 되어 버린다면?
우리의 몸이 우리의 가치와 같다는 건 남성에게 영원히 인정받아야만 하는 거고 외부 요인에만 의지하는 거죠. 우리의 중요성과 가치를 증명하려 할 때요."
(캐롤라인 헬드먼 박사)
때문에 캐롤라인 헬드먼 박사는 여성들이 원나잇 문화에 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봤다.
그런 여성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누구든 중요한 사람이 되길 원해요. 그건 원초적 욕망이죠. 우리 문화가 소녀들에게 중요해질 수 있는 방법이 하나라고 한다면 그 역할을 받아들이는 것도 놀랍지 않죠. 안 받아들이면 존재가 무시당하니까요."
(서트 잘리, 커뮤니케이션과 교수)
미국에서도 남성성, 여성성에 대한 논의가 이렇게 뜨거운 상황.
과연 당신은 남성이란, 여성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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